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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본격적인 서양풍의 빵이 전해진 것은 1543년이다. 일본 타네시마에 도착한 포르투갈인이 무기와 함께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우리가 평소 사용하고 있는 '빵'이라는 말은, 포르투갈어로부터 온 것이다.
그로부터 6년 후, 기독교 선교사들이 일본에 와서 포교 활동을 시작했고 그들의 주식인 빵이 전국에 퍼져 갔다. 그중에서도, 남만 무역에서 번성한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에서 빵 만들기가 활발하게 행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남만 상인들은 발효 빵뿐 아니라 긴 항해를 위한 보존식품으로 '비스킷'으로 불리는 단단한 빵도 만들었다. 그러나 밀가루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에서의 빵은 어디까지나 일본에 오는 외국인을 위한 것으로 여겨졌고 일본인들에게 빵 식사는 좀처럼 뿌리 내리지 않았다.
그 후에 에도시대 막부는 쇄국 정책을 내세워 기독교나 외국과의 교역이 금지되었고 에도 시대가 끝날 때까지 제빵업은 유일하게 나가사키의 사는 네덜란드 상인들을 위해서만 유지되었다.
빵이 다시 주목받은 것은 쇄국 정책이 시작된 지 200년이 지난 후였다. 1840년 중국에서 아편 전쟁이 일어나고 승리를 거둔 영국군이 다음으로 일본을 공격하기를 두려워한 막부는 전쟁을 대비해 병사들의 식량으로 빵에 주목했다. 빵이라면 가볍고 운반하기 쉽고, 밥과 달리 불이 없어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1842년에는 본격적으로 제빵소를 세우고, 나가사키에서 빵 장인들을 불러 모아 빵을 굽게 했다. 이때의 빵은 지금의 건빵과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인이 자국민을 위해 만든 최초의 빵이라고 한다.
결국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 빵은 군용 식량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1858년 막부가 미국, 네덜란드, 러시아, 영국, 프랑스와 수호 통상조약을 맺고 개국한 후에 일본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을 위해 거류지가 있는 요코하마에 외국인이 경영하는 4개의 베이커리가 생겼다. 이어 나가사키와 하코다테에서도 베이커리가 생기면서 조금씩 일본인 사이에도 빵이 퍼져 갔다.
일본에는 "빵의 날"이 있다?
일본산 빵의 제1호는 에가와 타로 사에몬이라는 사람이 1842년 4월 12일에 니라야마의 집에서 구운 빵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빵의 선조'로 일본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이것을 기념해, 지금도 매월 12일은 '빵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막부 말기에서 메이지에 걸쳐, 도쿄, 요코하마, 고베 등에 외국인을 위한 호텔이 늘어나고 있었다. 당초 막부는 프랑스로부터 군사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인 숙박객이 특히나 많았고, 호텔들은 모두 프랑스 빵을 굽고 있었다. 그러다 막부가 무너진 후의 메이지 정부는 영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았고 호텔의 빵들도 영국 빵이 주류가 되어, 그것이 점차 일본인의 사이에도 퍼져 갔다. 껍질이 딱딱한 프랑스 빵보다 부드러운 영국 빵 쪽이 밥에 익숙한 일본인들의 기호에 맞았다.
한편, 긴자 기무라야의 창업자·키무라 안베에는 일본인의 취향에 맞추어 일본 술 제조에 사용하는 주종으로 만든 빵 반죽을 개발했다. 1875년에는 이 원단으로 팥소를 감싸 구운 ‘팥빵’을 팔아 인기를 끌었다. 그 후, 서민들 사이에는 단팥빵이나 잼 빵, 크림빵 등의 단과자 빵이 정착해 갔다.
또, 1890년에는 대흉작이 일어나면서 쌀이 부족해져 대용식으로 식빵에 설탕 간장을 발라 구운 '츠케야키 빵'이 크게 유행했다. 그 후의 러일전쟁과 제1차 세계대전 때에는 포로가 된 러시아인이나 독일인으로부터 각 나라의 제빵 기술이 일본에 전파되었다.
다이쇼 시대가 되면서 미국에서 이스트를 만드는 방법을 배운 타나베 겐헤이에 의해 1913년에 일본산 이스트가 개발되고 그것을 사용해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반 시민의 간식이 아니라 식사용 빵을 먹게 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후다. 전후의 식량난의 시대에는, 미국 등으로부터 구원 물자로 밀가루가 전달되어 배급되게 되었고 가정에 배급된 밀가루를 사용해 빵을 만드는 '위탁 제빵소'가 등장했다.
전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1946년에는 초등학교에서 빵과 우유가 나오는 학교급식이 시작되었다. 급식으로 빵을 먹는 습관을 들인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도 빵을 즐겨 먹게 되면서 점차 일본 식탁에서 빵은 친숙해져 갔다.
1955년쯤부터는 전국에 큰 빵 공장이 차례로 건설되면서 빵 생산량이 갑자기 늘어나 전쟁 전 최대 연간 생산량의 6배 이상이 되었다. 게다가 1964년에 개최된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인의 식생활의 서양화가 진행되면서 프랑스 빵이나 데니시 페이스트리 등이 등장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냉동 빵 반죽 기술의 발달에 의해 베이커리가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1990년대 이후는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편의점이 급증해, 사람들은 다양하고 풍부한 종류의 빵을 언제든지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전국 각지의 빵이 인기를 끌거나 식빵이나 코페빵 전문점이 주목받는 등 빵 붐이 일어났다.
전후의 빵 식사의 보급은 빵과 궁합이 좋은 우유나 치즈 등의 낙농 식품, 야채, 돼지고기, 쇠고기 등의 식품 보급, 촉진에 깊이 관여했다. 일본 총무성이 실시하고 있는 가계 조사에서는, 2011년에 빵의 구입액이 처음으로 쌀을 앞질렀다. 최근 들어 제빵 기술의 발전에 의해 고품질의 빵이나 전립분을 사용한 건강하고 맛있는 빵이 계속해서 상품화되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일본 스타일의 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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