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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방으로 만드는 건강한 베이글

책 안녕느린토끼의 클래식 빵, 두 번째 연습 품목은 베이글이다. 상업용 이스트 없이 르방만으로 발효하고, 1차 저온법으로 완성까지 총 이틀이 걸리는 긴 공정이다. 보통 베이글은 짧은 발효와 케틀링으로 쫄깃한 식감을 극대화하는데, 이와는 다르게 장시간 저온 발효 방식이 아주 흥미로웠다. 하루 전 날, 먼저 사전 반죽을 준비한다. 수분 100%로 키우던 르방 리퀴드에서 일부를 덜어낸 뒤, 밀가루 100%, 물 63% 그리고 설탕을 넣고 섞는다. 질감이 되직해 손목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이렇게 만든 사전 반죽은 실온에서 약 6시간 동안 4배로 부풀린 뒤 본 반죽에 넣는다. 통밀은 원 레시피의 T150 대신 스펠트 통밀로 대체했다. 수분율이 낮은 반죽이라 차가운 냉장고 물을 사용했고, 최종 반죽 온도는 2..

바게트의 풍미를 가진 T65 크랙 소금빵

최근 안녕느린토끼의 클래식 빵 책을 다시 꺼냈다. 이 책을 구매했던 이유는, 당시 베이킹 책 중 아마 처음으로 ‘크랙 소금빵’ 레시피가 실렸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한창 소금빵 만들기에 빠져있을 때 크랙이 잘 나오지 않아서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었다. 처음 책을 사서 네 번 정도 따라 만들어봤는데, 크랙이 잘 나오지 않아 금세 포기하고 덮어두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맛있게 먹은 다른 레시피의 소금빵이 동나서 다른 버전을 구워보고 싶어졌다. 나는 한 번 구운 건 연달아 다시 굽는 습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 T65가 다량 배합되어 바게트처럼 구수한 맛과 2시간 저온 숙성한 풀리시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 소금빵 레시피다. 믹싱을 100%까지 끌어올리면 부피가 크고 얇은 크러스트의 소금빵이 되지만, ..

🥖 도우노트 2025.07.15

녹차 브리오슈, 믹싱과 발효가 만든 식감의 차이

브리오슈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좋은 재료, 적절한 믹싱, 그리고 장시간 발효다. 물 없이 계란으로 수분을 조절하고, 밀가루 대비 버터가 50% 이상 들어가기 때문에 신선한 계란과 질 좋은 버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많은 양의 버터가 반죽에 잘 섞이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여 믹싱하는 것도 필수다.설탕과 버터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발효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저온 발효를 활용하면 브리오슈 특유의 깊은 풍미를 끌어낼 수 있다. 지난번에 만든 녹차 브리오슈가 너무 맛있어서 다시 한 번 구워보았다. 이번에는 반죽 온도를 낮추기 위해 얼음물을 받쳐 믹싱했고, 글루텐이 매끄럽게 잡히도록 시간을 들여 반죽했다. 다만, 버터를 넣기 전 단계에서 반죽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면 글루텐 형성이 더뎌지고 ..

🥖 도우노트 2025.07.14

사워도우 굽기 전 체크리스트 4가지

사워도우는 일반 이스트빵과 달리, 굽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이 최종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특히 자연발효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반죽의 상태, 발효 타이밍, 오븐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이번 글에서는 사워도우 굽기를 앞두고 반드시 점검해야 할 네 가지 핵심 요소를 정리한다. 1. 르방의 발효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자사워도우를 굽기 전의 모든 준비는 결국 ‘좋은 르방’에서 시작된다. 르방이 지나치게 약하거나 활성도가 떨어지면, 반죽이 제대로 부풀지 않거나 조직이 망가진다. 건강한르방은 오븐스프링의 바탕이 된다.이상적인 르방은 2~2.5배 이상 부풀고, 표면이 살짝 꺼지며, 내부에 고른 기포가 분포해야 한다.산미가 강하지만 알싸하지 않고, 요구르트처럼 깔끔한 향이 날 때 가장 활발한 상태..

빵이 산성이라고? 사워도우 pH가 중요한 과학적 이유

사워도우는 유산균(특히 Lactobacillus 계열)에 의해 '젖산(lactic acid)'과 '초산(acetic acid)'이 생성되며, 이로 인해 반죽 전체의 pH가 약 3.5~4.5 수준까지 낮아진다. 이는 일반적인 상업용 이스트빵(pH 약 5.5~6.0)보다 훨씬 산성이다.이러한 '산성화(낮은 pH)'는 다음과 같은 건강 및 식품학적 이점을 제공한다: 1. 소화 효소의 활성화와 글루텐 분해 촉진낮은 pH 환경은 '단백질 분해 효소(프로테아제)'의 활성을 높이고, 글루텐 구조의 일부를 사전에 분해해준다.→ 이 덕분에 위에서 소화가 더 용이하고, 위산 분비가 부족한 사람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2. 피틴산 분해 → 미네랄 흡수율 증가통밀이나 호밀에는 '피틴산(phytic acid)'이 많아 철분,..

사워도우가 건강한 이유 3가지 – GI 지수, 소화력, 글루텐 분해

사워도우(Sourdough)는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해온 전통적인 발효 빵으로, 최근에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상업용 이스트 빵과 달리, 사워도우는 천연 유산균과 야생 효모의 자연 발효로 만들어지며, 이 과정이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1. GI(혈당지수)가 낮다사워도우는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가 일반적인 흰빵보다 낮다.이는 반죽이 장시간 발효되는 과정에서 유산균이 전분을 유기산으로 일부 전환시키고, 효소 작용에 의해 탄수화물이 부분적으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화 및 흡수가 느려지고, 식후 혈당 상승 속도가 감소한다.예: 일반 식빵의 GI는 약 70 이상,반면 사워도우는 50~60 수준으로 보고된다.낮은 GI 식..

달콤 쌉쌀한 녹차 브리오슈 만들기

여름이지만, 호기롭게 브리오슈 만들기에 도전했다.몇 년 전, 이렇게 맛있는 브리오슈라는 책을 사서 꽤 자주 만들었던 레시피인데, 요즘 들어 달달한 녹차 브리오슈가 자꾸 생각나서 오랜만에 책을 꺼내 들었다. 믹싱 중 반죽 온도가 급격히 올라 글루텐이 충분히 잡히지 않은 점은 아쉬웠지만, 장시간 발효 덕분에 만족스러운 맛의 녹차 브리오슈를 완성할 수 있었다. 2차 발효는 원래 냉장고에서 하룻밤 진행해야하는데, 이번엔 인내심 부족으로 27도에서 2시간 진행했다. 롤링팬 미니 식빵틀에 195g씩 팬닝했고, 2차 발효를 마친 후 팬을 들어보니 틀 아래로 버터가 살짝 스며나온 흔적이 있었다.27도가 그리 높은 온도는 아니지만, 글루텐 구조가 약해서 버터가 흘러나온 게 아닐까 싶다. 📍 스메그 터치 오븐 굽..

🥖 도우노트 2025.07.09

여름 바게트 연습일지

여름에 바게트를 스트레이트 법으로 만드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강력분 르방으로 만든 르방 바게트를 한 주간 오기로 계속 구웠지만, 발효점을 잡기 힘들었고 쿠프는 여전히 어렵다.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물로 반죽하고 발효 시간을 줄이니 그나마 적절한 발효점을 찾을 수 있었지만, 대신 르방 특유의 산미는 줄어들었다.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일정하게 성형하는 감은 익었지만, 쿠프는 늘지 않는다.특히 과발효된 반죽에 지글지글 그어지는 칼질을 할 땐, 공들인 시간이 스쳐 지나가며 속상하기 그지없다. 👇 이건 스트레이트 법 강력분 바게트 중 가장 잘 나왔던 편. 👇 호밀 10%의 깜빠뉴 바게트. 👇 이건 T65 바게트.수분율 78%라 탄력있게 성형하는게 어려웠고 결국 오븐에서 터지지 못하고 퍼졌..

🥖 도우노트 2025.07.08

크랙 소금빵 – 겉바속촉 크랙 만들기

한창 소금빵이 유행할 때, 정말 수도 없이 구웠던 소금빵.특히 겉이 바삭하고 담백하게 굽는 ‘크랙 소금빵’은 가장 많이 연습한 품목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성공한 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 요즘 바게트 연습이 조금 지겨워지면서, 중력분과 우유가 들어가 작업 난이도가 있던 소금빵 레시피를 다시 꺼내봤다.이번엔 우유가 없어 물로 대체했고, 그 외 공정은 기존 레시피를 최대한 그대로 따랐다.참고로 우유를 물로 대체할 땐 우유 중량의 약 87~88% 정도를 사용하면 비슷한 수분감을 낼 수 있다.날이 유난히 더운 날이라 걱정했는데, 백 번을 연습해도 잘 안 나왔던 크랙이 시원하게 터져줘서 너무 기뻤다. 오전 10시 40분, 15℃의 물로 반죽을 시작했다. 글루텐을 잡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반죽 온도는..

🥖 도우노트 2025.07.03

라탄 반느통 대신, 펄프 용기로 사워도우 발효하기

사워도우를 발효시킬 때 항상 쓰던 타원형 반느통이 하나뿐이라 여분이 필요하던 참에, 펄프 반느통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식품용 펄프 도시락 용기를 발견했다. 포케나 샐러드 배달에 자주 쓰이는 그 익숙한 용기인데, 마침 기존 반느통과 크기가 거의 비슷한 제품이 있어서 눈길이 갔다. 펄프 용기: 210 × 130 × H70mm / 용량 1000ml반느통: 225 × 105 × H75mm개당 2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전자레인지 사용도 가능해서 재사용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라탄 반느통 특유의 멋스러운 무늬는 없지만, 관리나 보관이 훨씬 편할 것 같아서 일단 50개만 주문해봤다. 기존 반느통에 쓰던 광목천도 딱 맞게 씌울 수 있었다. 천을 씌우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고, 굳이 씌우지 않아도 반죽..

🥖 도우노트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