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역시 안녕느린토끼 클래식 빵 도장깨기. 이번엔 2단계법 100% 호밀빵이다.
2단계법 호밀빵은 처음이라 궁금해서 찾아봤다.
찾아보니 호밀빵 발효에는 전통적으로 3단계법이 많이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2단계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계마다 발효 조건을 달리해 젖산과 초산의 균형을 맞추고, 효소 활동을 억제하면서 효모 힘을 키우는 게 핵심.
저온·되직한 반죽에서는 초산이 주로 생성돼 톡 쏘는 산미와 보존성을 더해주고,
고온·묽은 발효에서는 젖산이 활발히 생겨 부드러운 산미와 안정적인 속살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100% 호밀빵에는 호밀가루가 특히 중요할 것 같아서 큰맘 먹고, 책에서 사용한 대로 밥스레드밀 다크 라이를 주문했다.
용량 대비 가격이 아주 사악하다. 이번 호밀빵을 만드니 한 봉지를 다 써버렸다.
그래도 궁금했던 만큼, 결과적으로 얻은 게 많았다.
[스메그 오븐 코스]
예열 : 상하단 열선모드로 250도 1시간 이상
1코스 : 상하단 열선모드 250도 20분(함께 예열한 법랑 팬에 물을 100ml정도 부었다.)
2코스 : 상하단 열선모드 230도 20분
3코스 : 상하단 열선모드 210도 10분
이렇게 구웠더니 중앙 바닥이 덜 익어서 1코스에서 10분 추가하는게 좋을 것 같다.
좋았던 점
- 밥스레드밀 다크 라이를 써보니 기존에 사용했던 가성비 유기농 호밀가루와는 다른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2단계법으로 만든 호밀빵은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났다.
- 지난 60% 호밀빵에서 바닥 크러스트가 너무 두꺼웠는데, 이번엔 바닥면에 덧가루를 넉넉히 뿌리고 오븐 스프링 후 팬을 하나 덧대 구우니 적당히 잘 구워졌다.
- 크랙이 시원하게 잘 나왔다.
아쉬운 부분
- 지난 60% 호밀빵과 같은 시간으로 구웠는데, 100% 호밀빵은 수분이 훨씬 많아 중앙 바닥쪽이 덜 익은 듯 했다.
- 하룻밤 완전히 식히고 잘랐지만 칼에 달라붙어 깔끔하게 썰기 어려웠다. 역시 굽기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 굽고 난 후엔 꽤 납작했다. 성형해서 반느통에 옮기는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간 게 영향을 준 듯하다.
- 이번에도 크랙 사이로 덧가루가 많이 들어가 내상에 하얀 자국이 듬성듬성 보였다.
가성비 좋은 유기농 호밀가루보다 밥스레드밀 호밀가루가 반죽 질감이 확실히 더 부드러웠고, 굽고 난 후에도 훨씬 촉촉했다.
지난 60% 호밀빵보다 씹을수록 단맛이 더 느껴져서 신기했다.
은은한 단맛이 도는 파운드 케이크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고,
산미도 강하지 않아 그릭요거트와 함께하니 찰떡이었다.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좋아 식사빵으로 손색없는 100% 호밀빵!
아쉬운 부분들도 많지만, 3g의 호밀종으로 1kg가 넘는 반죽을 발효시킬 수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
다음엔 시간을 충분히 들여 굽고, 조금 더 볼록한 호밀빵을 구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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