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르방 바게트 연습에 한창 빠졌을 땐 10번쯤 만들고 나니 지치기도 하고 바게트 자체에 질려서 한동안 손을 놓게 됐다.
그러다 최근에 August 14th님의 이스트 바게트 영상을 보고, 르방 없이 이스트만으로 만드는 바게트가 궁금해져 다시 연습하게 되었다.
쿠프도 어렵고, 발효도 여전히 까다로운 바게트.
그동안 여러 번 실패하고 아직도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연습 과정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다.
1차
4월 초, 실온은 21~22도.
레시피에서 사용된 비롱 T80이 없어 대신 포리쉐 T80을 썼더니 흡수율 차이로 반죽이 되직하게 잡혔다.
저속 믹싱이었는데도 글루텐이 빨리 형성됐고, 오토리즈와 폴딩을 해도 반죽이 탄탄하고 늘어짐이 적었다.
August 14th님에게 댓글로 여쭤보니 믹싱 시간을 줄이거나 오토리즈 시간을 늘려야 점탄성이 커진다고 하셨다.
또 믹싱시 반죽량이 많아지면(이번엔 총 밀가루 760g) 글루텐이 더 빨리 잡힌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결국 1차 발효 중 가스 생성과 글루텐 형성이 부족했던게 오븐 스프링에 영향을 주었고 기공이 아주 답답하게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킹스톤과 적절한 스팀 덕분에 크러스트는 바삭하고 가볍게 잘 구워졌다.
무엇보다 포리쉐 T80 특유의 풍미와 장시간 저온 발효로 맛과 풍미는 너무 너무 좋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2차~6차
그 후로는 베이킹몬에서 소분 판매 중인 비롱 T80을 구매해서 계속 연습 중이다.
믹싱 시간을 줄였더니 오토리즈와 폴딩을 반복할수록 반죽의 점탄성이 커지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반복되는 어려움도 계속 있었다.
– 성형과 쿠프
바게트는 일정하게 성형하고 쿠프를 내는 게 정말 어렵다.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서 냉장 휴지 후 바로 가성형했고, 벤치타임과 실온화를 동시에 진행했다.
벤치타임이 너무 길어지면 기포가 많이 생겨 성형이 힘들었다.
쿠프를 내기 전, 스크래퍼로 기준선을 살짝 그어주는 방식이 그나마 안정적이었다.
– 2차 발효 과발효
점점 높아지는 실내 온도와 잦은 비로 습도도 올라가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헤맸다.
2차 발효 후 바게트 천에 들러붙거나, 반죽이 탄력없이 처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잘라보면 내상은 아주 작은 기공이 가득한 상태.
1차 발효 중에 이미 과발효가 된 게 원인인 것 같아서, 오토리즈 시간을 줄이고 나니 조금 나아졌다.
– 오븐 열 편차
내 오븐은 열 편차가 커서, 안쪽 반죽은 오븐 스프링 도중에 구움색까지 다 나와버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수분 손실도 오븐 안쪽과 문 쪽의 바게트 사이에 차이가 컸다.
이번엔 베이킹스톤 2장을 사용해 총 6개를 나눠 굽고, 먼저 성형한 3개는 위쪽 스톤에서, 나중에 성형한 3개는 아래층 스톤에서 구웠다.
오븐 스프링이 끝나면 위아래 층을 바꿔주고, 고루 색이 나도록 180도 회전도 시켜줬다.
우리집 온도, 습도, 오븐 특성에 따라
빵 종류가 달라질 때마다 반복되는 시행착오와 조정이 필요하다.
아직 완성형 바게트를 만들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그만큼 또 재미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처음 사용해본 비롱 T80도 아주 맛있어서 연습이 목적이었는지 이 바게트를 먹고 싶었던 건지 헷갈릴 정도로 한동안 중독되었었다.
August 14th님이 "바게트를 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면 다른 종류의 하드 빵은 쉬워집니다."라고 하셨다.
또 바게트 연습하러 가야겠다.
[참고한 레시피]
이스트 바게트 - August 14th 베이킹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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