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워도우를 식빵틀에! ‘로프 팬 사워도우’

 

내가 사용하는 스메그 터치 오븐은 상하단 열선 모드를 지원해서 열풍 없이 빵을 구울 수 있다. 오븐을 막 사용하기 시작했을 땐 베이킹 스톤이 없어서 오븐 바닥에 코팅팬을 깔고 직접 빵을 올려 굽기도 했었는데, 최근 로프 팬 사워도우 영상들을 보고 오랜만에 바닥 열을 활용해 굽고 싶어졌다. 로프 팬 사워도우는 식빵 틀에 사워도우 반죽을 넣고 같은 식빵 틀을 덮개로 씌운 채 굽는 방식이다.

 

자주 굽는 사워도우 레시피를 활용했고, 냉장 휴지 전 식빵 팬에 팬닝했다.

사용한 팬은 옥수수 식빵틀(대)로, '윗면 내부 기준 21.5cm(길이) × 9.5cm(폭) × 9.5cm(높이)'다. 여기에 총 반죽량 684g을 넣어 밤새 저온에서 15시간 가량 휴지시켰다. 

가스나 부피가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30분 발효 후 냉장고에 넣었다.

 

굽기 직전 꺼내 쿠프를 낸 뒤, 동일한 식빵 틀을 덮개처럼 덮어 그대로 오븐에 넣었다. 반느통에서 발효할 때보다 반죽에 습이 더 많아서 쿠프를 내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반느통에 발효한 뒤 팬에 옮겨 굽는 방식도 있지만, 사용한 팬은 너비가 좁고 깊이가 깊어서 반죽이 구겨질 가능성이 있어 처음부터 팬에서 발효시키는 쪽을 택했다.

 

 

 

📍 스메그 터치 오븐 굽기 코스

• 예열: 250℃, 1시간
• 1코스: 250℃ 상하단 열선 모드, 20분
• 2코스: 230℃ 상하단 열선 모드, 20분

다른 사워도우를 먼저 구워야 해서 1시간 예열했지만, 로프 팬 사워도우만 굽는 경우엔 30분 정도면 충분할 듯하다.

 

식빵 틀을 덮은 채 250도 상하단 열선 모드로 20분, 이후 덮개를 제거하고 맨 아랫칸에 식힘망을 넣고 그 위에 팬을 올려 220도에서 20분 더 구웠다.

 

 

바닥 열이 제대로 전달된 덕분에 데크 오븐에 구운 듯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덧가루를 뿌리지 않고 구워서 구움색이 매우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크럼은 쫄깃했고, 팬과 맞닿은 크러스트는 바삭하게 잘 구워졌다.

 

 

식빵 틀에 사워도우를 구웠을 때의 최대 장점은 스팀 장비 없이도 오븐 스프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반느통 없이 바로 팬에 팬닝하고 저온 휴지를 거쳐 그대로 굽는 과정이 간단해서 번거롭지 않다. 상하단 열선 모드를 지원하는 오븐이 있다면 베이킹 스톤이나 반느통 없이도 사워도우를 굽는 것이 가능하므로, 로프 팬 사워도우는 사워도우에 입문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굽고 나서 잠시 외출을 해야 해서 아직 뜨거운 빵을 천으로 감싸둔 상태로 두었더니 옆구리가 수축되었다. 식빵 틀에 굽는 사워도우는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에 내부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옆면이 수축된 것 같다.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덮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는 실온에서 2~3시간 충분히 식힌 뒤 써는 게 좋겠다.

 

 

레시피는 아래 Natasha’s baking의 퀵 사워도우 레시피를 참고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2SuQl1m_XI&list=PLpWHM5jnGt4GfrxGIQsgx4RMONt5kNE4d&index=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