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우노트

냉장고 털어 만든 감자 포카치아

도우노트 2025. 7. 2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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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느린토끼의 클래식 빵』에 실린 감자 포카치아를 만들어봤다. 사전 반죽인 묵은 반죽(고생지)가 들어가는 레시피라 흥미로웠다.

지난 포스팅의 전통 바게트를 만들며 1차 발효까지 진행한 반죽을 떼어내 묵은 반죽으로 활용했다.

 

같은 날, 바게트 반죽에서 떼어내 냉장해 둔 묵은 반죽.

 

물과 밀가루만 넣고 오토리즈를 마친 반죽에 미리 쪄서 식혀둔 으깬 감자, 묵은 반죽, 나머지 재료를 넣고 믹싱을 시작한다. 글루텐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 바시나주(보충수)를 진행하고, 물이 완전히 흡수되면 올리브오일을 천천히 나눠 넣는다. 반죽이 매끈해지면 믹싱을 마친다.

믹싱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으깬 감자와 고생지 모두 냉장 보관해 차갑게 준비하는 게 반죽 온도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반죽 온도가 높게 나와 실온에서 20분간 짧게 발효한 뒤, 냉장고로 옮겨 18시간 저온 발효를 진행했다. 

 

 

으깬 감자가 들어가 표면이 울퉁불퉁하다.

 

다음날 실온에 20분간 꺼내두었고, 수분율이 높은 포카치아 반죽이라 분할 후 둥글리기가 다소 까다로웠다. 하지만 토핑으로 가리면 되니까...! 나처럼 진 반죽 성형이 어려운 경우,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분할하고 실온화와 벤치 타임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이 더 수월하겠다.

 

 

10cm 원형 팬에 올리브오일을 1큰술씩 두른 뒤, 둥글리기한 반죽을 팬닝하고 15분간 벤치 타임을 갖는다.

 

벤치 타임 후엔 딤플링으로 기포를 분산시키고 반죽의 높이를 정리한다.

 

2차 발효는 총 1시간이며, 30분이 지나면 한 번 더 손가락으로 눌러준 뒤 준비한 토핑을 얹는다. 이후 30분간 더 발효했고, 반죽이 틀 높이보다 살짝 올라왔을 때 오븐에 넣었다.

 

 

나는 총 9개를 만들었고 토핑은 이렇게 준비했다.

  • 3개는 토마토 소스 + 피자치즈
  • 3개는 바질 페스토 + 얇게 썬 감자
  • 3개는 발사믹 식초에 버무린 채소 + 피자치즈

토마토 소스는 냉동해 둔 것을 해동했더니 물이 생겨 아쉬웠다. 한 번 끓여 수분을 날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발사믹 채소도 발사믹 식초보다는 책에서처럼 발사믹 글레이즈드가 수분이 적어서 좋을 것 같다.

 

 

상하단 열선 모드로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베이킹 스톤을 넣고, 스팀용 물을 부어 15분간 굽는다. 가운데 팬닝한 포카치아 3개는 구움색이 옅었다. 토핑을 올리기 전 딤플링 단계에서 올리브오일을 더 넉넉히 바르면 구움색이 더 진하게 나올 듯하다.

 

 

토핑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한입 먹고 나서야 ‘아, 감자 포카치아였지’ 하고 생각났다. 너무 고소하고, 적당히 부드럽고 쫄깃해서 선 자리에서 1개 반을 순삭해버렸다. 세 가지 토핑 모두 맛있었지만, 감자 토핑은 바질 페스토보다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다. 발사믹 채소 토핑은 양파와 파프리카만으로도 상큼하고 맛있게 완성됐다.

 

 

역시 포카치아는 올리브오일을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넉넉히 써야 제맛인 것 같다. 틀에 구우니 옆면이 촉촉하고 높이감 덕분에 폭신한 식감은 좋았지만, 바삭한 포카치아의 크러스트를 좋아하는 내겐 틀 없이 굽는 방식이 더 잘 맞을 것 같다. 책에서는 틀 없이 러프하게 굽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고생지가 들어간 덕분에 높은 수분율에도 안정적으로 발효됐고, 풍미도 한층 깊어졌다. 평소 감자가 들어간 빵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만든 감자빵 중에 단연 최고였다. 무엇보다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도 이렇게 멋진 포카치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음엔 틀 없이도 구워보고 싶다. 묵은 반죽은 넉넉히 만들어 냉동해 둬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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