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우노트

여름의 통밀 바게트 연습기

도우노트 2025. 7. 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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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선선한 비가 내린 덕분에 바깥 온도는 24도로 떨어졌지만, 집안은 여전히 덥고 습했다. 

 

 

지난 4월 중순, 1kg씩 소분된 비롱 T80 5봉지를 사서 열심히 통밀 바게트 연습을 해왔다. 이제 한 번만 더 연습하면 다 쓸 것 같은데, 유일하게 소분 판매하는 곳에서 계속 품절 상태라 아쉽다. 올해는 강력분 바게트, 깜빠뉴 바게트 등 여러 레시피를 오가며 꾸준히 바게트 연습을 해왔다. 이 통밀 바게트는 5개 분량이라 두 판으로 나눠 구워야하고 기온이 올라 통밀 특성상 발효가 빨라지면서 최근엔 연습을 못했다.

 

 

원래 레시피의 공정은 21도 기준, 오토리즈&폴딩을 30분 간격으로 4회를 진행한다. 이제는 실내 온도가 25도 이상으로 따뜻해져서 오토리즈&폴딩을 20분 간격으로 3회 진행했다. 믹싱은 냉장고에 넣어둔 차가운 물로 했고, 오토리즈와 폴딩을 반복하는 동안 반죽 온도는 22-23도를 유지했다. 오토리즈와 폴딩을 반복할수록 표면에 기포가 올라오고 틀에서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6시 반, 반죽을 꺼내 바로 분할에 들어갔다. 분할하고 가성형하는 동안 은은한 달콤한 발효향이 퍼졌고, 기포가 올라오는 걸 보니 발효 상태도 좋아 보였다.

 

 

실내 온도 25도에서 35분간 실온화와 벤치타임을 동시에 진행. 반죽 온도가 19도가 되었을 때 바게트 성형을 시작했다.

 

2차 발효는 실온에서 20분으로 짧게 진행했다. 테프론 시트지로 옮기고 쿠프를 내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총 25분 정도. 이번엔 반죽이 바게트 천에서 잘 떨어지고 쿠프도 잘 들어갔다. 쿠프를 낼 때 살짝 밀리는 느낌은 있었는데, 쿠프 미숙이거나 살짝 과발효이거나.

 

 

한 번에 바게트 5개를 구워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이 약한 아랫칸에서 구울 바게트 2개에는 일자 쿠프를 내어 오븐 스프링을 유도해봤다.

 

 

250도로 1시간 예열한 오븐에서 15분간 스팀을 주며 굽고, 이후에는 230도로 낮추고 2판 위치를 바꿔 구움색을 맞춰줬다.

 

 

드디어, 통밀 바게트 8차 도전에서 처음으로 나름 마음에 드는 외관이 나왔다. 1차 과발효였는지 살짝 퍼진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정리 안된 기공이 많아 쭈글해보인다. 그래도 쿠프는 시원하게 잘 터진 편이다. 

 

 

수분 감소율은 약 20%.

 

내상도 살펴봤다. 중간중간 먹먹한 부분이 보이는 걸 보니, 아마도 1차 발효가 살짝 과했거나 벤치타임이 다소 길었던 것 같다. 열이 약한 아래층에서 구운 일자 쿠프 바게트의 내상이 더 잘 나왔다. 반면 사선 쿠프 바게트는 윗불과 가까워 크러스트가 빠르게 형성되면서 오븐 스프링이 빨리 끝났고 전체적으로 기공이 더 오밀조밀한 느낌이었다.

(왼)사선 쿠프, (오)왼쪽이 사선 쿠프, 오른쪽이 일자 쿠프

 

사선 쿠프 2개, 일자 쿠프 1개는 반으로 갈라서 내상을 확인했고, 나머지 2개는 먹기 좋게 슬라이스로 썰어 친구에게 배달했다.

 

슬라이스로 썰어두니 계속 손이가서 혼자 한 개를 뚝딱했다.

 

슬라이스로 썬 바게트는 쫄깃한 크럼과 바삭한 크러스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항상 내상 확인한다고 반으로 갈라서 샌드위치만 해 먹다가 사선으로 써니까 더 맛있는 느낌.

 

사진 속 왼쪽이 일자 쿠프다.

 

사선 쿠프 연습도 좋지만 역시 일자 쿠프가 오븐 스프링에는 효과적이다. 

왼쪽 두개가 1자 쿠프로 조금 더 봉긋하다.

 

올해 1분기는 유독 바게트 연습에 열중했었다. 그동안 수많은 실패에 우울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번 결과도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한 뼘 성장한 것 같아 기쁘다. 마지막 남은 T80으로 한 번 더 연습해봐야지!

 

친구가 보내온 후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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