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갈레트 브레산을 구웠다
사용한 레시피는 August 14th 님의 브리오슈 레시피.
원래는 틀에 넣어 높게 굽는 식빵형 레시피지만, 이번엔 납작하게 눌러 굽는 갈레트 브레산으로 응용해봤다.
갈레트 브레산은 브리오슈 반죽을 얇게 밀어펴 설탕과 버터를 올려 굽는 과자빵이다.
오프라인 클래스에서 배운 뒤로 자주 구워 선물했었는데, 지금까지 선물한 빵 중에 가장 인기가 많았던 품목이기도 하다.
클래식 브리오슈는 하룻밤 저온 휴지가 기본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이 레시피는 스트레이트 법이고 갈레트 브레산용으로도 잘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이틀 연달아 구우면서 생각보다 재미있는 비교 포인트가 많아 이렇게 기록을 남긴다.
첫 날 – 굽는 위치의 실패
반죽과 발효 상태는 만족스러웠다.
문제는 굽는 과정이었다.
230도로 예열한 뒤 220도에서 6분간 굽기로 했고, 윗불에 가까운 2번째 랙에 팬닝했다.
윗면 색이 너무 빨리 진해졌고, 토핑으로 올린 버터는 빠르게 녹아 흘러내렸다.
결국 바닥은 버터에 젖고, 식감은 퍼석했다.
온도도 높게 설정된데다 위치도 윗불과 가깝게 팬닝한게 실수였다.
둘째 날 – 반죽 상태의 변수
이번엔 굽기 온도에 더 신경 써보자며 믹싱을 시작했는데, 얼음물을 깜빡하고 계속 받쳐둔 탓에 버터 투입 전 반죽 온도가 너무 낮았다.
믹싱 시간을 늘려도 버터 투입 후에 글루텐이 잘 잡히지 않았고,
속도를 올리자 반죽 온도가 26도까지 올라가 결국 글루텐이 덜 형성된 상태로 믹싱을 종료했다.
브리오슈는 어차피 과자빵이니까, 글루텐이 부족해도 괜찮겠지—라며 스스로를 설득하며 마무리했다. 😅
이번엔 반 분량은 얇게 밀어펴 냉동했고,
나머지 반죽은 3개는 틀 없이, 2개는 원형 팬에 구워보았다.
구움색의 차이
210도로 예열한 오븐의 4번째 칸에 팬닝하고 7분간 굽자,
전날보다 버터도 덜 흘러나왔고 구움색도 고르게 나서 만족스러웠다.
원형 코팅팬에 구운 건 바닥 색도 예쁘게 났고,
IF 트레이에 구운 건 역시 구움색이 약하고, 흘러나온 버터에 젖은 바닥이 아쉬웠다.
버터를 가두고 폭신하게 구워보려고 틀을 사용했는데, 정작 맛을 못 본 건 아쉽다.
글루텐과 식감
윗불과 멀리 떨어뜨리고 짧게 구운 갈레트 브레산은 포근하고 가벼운 식감이었다.
글루텐이 부족한 상태라 걱정했지만, 얇게 굽는 브레산 스타일에는 오히려 잘 맞았던 것 같다.
부드러운 식감과 풍미가 중요한 브레산 스타일에는 글루텐을 강하게 잡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몸소 배운 하루였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팁들
- 토핑용 버터는 너무 두껍지 않게 준비하는 게 좋다.
- 더운 여름엔 일반 버터보다 크로아상용 판 버터가 작업성이 좋다.
- 비정제 설탕은 오독오독한 식감을 주기 때문에 칼로리는 잊고 듬뿍 뿌리는 게 정답.
이틀 연속 구우며 몸으로 부딪혀 배운 게 많았다.
레시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상태로 응용하다 보니 고생도 했지만,
실패도 경험이라 생각하면 얻게 된 것도 적지 않다.
비싼 버터를 이틀간 왕창 써버린 건 여전히 아쉽지만,
한 입 맛보면 그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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