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납작하게 구워졌던 책 『안녕느린토끼의 클래식 빵』의 61% 호밀빵,
아쉬운 부분들을 개선해 다시 한 번 도전했다.


냉장 보관하던 호밀종을 꺼내 밥을 주고 6시간 발효했다.
밥주기 비율은 호밀종 2g : 수돗물 40g : 호밀가루 40g이다.
피크를 찍은 호밀종은 본 반죽용 사전 반죽을 발효시키는 데 사용한다.


사전 반죽은 21-23도에서 14-18시간 발효해야 하는데, 우리 집 와인 냉장고 최고 온도는 19도라 그대로는 어렵다.
그래서 실온에서 1시간 스타트를 끊은 후 와인 냉장고에 넣어주었다.
약 17시간 후, 반죽이 퍼지고 윗면에 크랙이 보이면 발효 완료다.
이 사전 반죽을 40도의 따뜻한 물에 풀어준 뒤, 소금과 나머지 밀가루를 넣고 본 반죽을 믹싱했다.
키친에이드 6쿼터 기준 1단 5분, 3단 1분으로 짧게 돌렸다.
발효 용기에 옮겨 담고, 물을 묻힌 주걱으로 표면을 매끈하게 정리해 1차 발효 1시간 30분 진행했다.
1차 발효 후 가스가 생겨 약 1.5배 부푼 모습이 되었다.




덧가루를 뿌린 뒤 반죽을 뒤집어 꺼내고, 네 면을 구기듯이 모아주었다.
호밀빵은 구긴 면이 윗면이 되어 크랙을 만든다. 이번에는 덧가루를 넉넉히 뿌린 뒤, 구긴 면이 바닥을 향하게 반느통에 넣었다.
이때 가스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번에는 윗면을 정리하다 눌러서 납작해진 원인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2차 발효는 비교적 시원한 곳에서 짧게 진행하는데, 에어컨 아래 선반에서 35분 진행했다.


윗면 크랙이 선명해지고 작은 구멍들이 보이면 완료다.


테프론 시트지로 받친 뒤, 가스가 빠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뒤집어 꺼냈다.
덧가루가 덜 묻은 부분은 굽기 전 다시 뿌려주었다.


베이킹 스톤과 자갈을 넣고 1시간 이상 최고 온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었다.
스팀은 약 90ml를 부었고,
상하단 열선 모드 250도 25분 → 230도 25분 → 오븐 끄고 10분 말리기 순으로 구웠다.


스팀 양이 조금 부족했는지 크랙이 충분히 벌어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
그래도 지난 번보다는 볼록하게 잘 구워졌다.




충분히 안정시키려면 통째로 랩핑해 다음 날 자르는 것이 좋지만, 나는 4시간도 많이 참은거라 바로 잘라봤는데...
덧가루가 반죽 안쪽까지 스며들어 단면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욕심부리다 밀가루만 더 먹게 된 꼴이다. 😅


칼에 덜 달라붙고 비교적 깔끔하게 잘 잘렸으며, 기공도 안정적이고 고르게 나왔다.
다만 바닥 크러스트는 여전히 두꺼워서, 다음에는 오븐 스프링이 끝난 후 베이킹 스톤을 제거하거나 팬을 덧대어 구워야 할 것 같다.


얇게 썬 호밀빵은 순대 간 비주얼이지만, 크럼은 촉촉하고 부드럽고 크러스트는 씹을수록 구수하다.

T55가 39% 배합되었지만, 호밀의 개성이 워낙 강해 100% 호밀빵과 맛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지난 번 아쉬웠던 점을 개선해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와 위로가 된다.
호밀종 키우고 호밀빵 연습도 하다 보니 호밀가루 1kg가 금세 소진됐다.
『안녕느린토끼의 클래식 빵』에는 호밀빵이 세 가지나 소개되어 있어, 또 주문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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