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우노트

오븐 스프링, 값비싼 장비 없이 가능할까?

doughnote 2025. 6. 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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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해외 유튜브 영상을 하나 발견했다.

영상 제목은 "You don't need expensive gear for explosive oven spring", 번역하면 "폭발적인 오븐 스프링에는 값비싼 장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클릭하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값비싼 장비’란 베이킹 스톤과 자갈을 말한다.
보통 가정용 오븐에서 사워도우의 오븐 스프링을 잘 내기 위해선 데크오븐의 바닥 효과를 내주는 두꺼운 베이킹 스톤, 그리고 스팀을 만들어내는 자갈이 필수로 여겨진다.
나 역시 평소 이 두 가지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그것 없이도 제대로 된 오븐 스프링을 내는 이 영상이 더 궁금해졌다.

 

영상 속 레시피는 도우가 퍼지지 않도록 하면서도 쭉쭉 늘어나게 하기 위해 강력분 90%, 통밀가루 10%, 르방 20%, 수분율 74%, 총 중량 800g의 컨트리 사워도우로 구성되어 있었다. 베이킹 스톤 없이 오븐 트레이 위에서 퍼지지 않게 굽는 것을 목표로 한 배합이라고 한다.

 

반느통 대신 타원형 펄프 용기에 담아 냉장 휴지. 반죽량 대비 용기가 커서 반죽이 조금 퍼졌다.

 

레시피가 지난번 퀵 사워도우 레시피와 거의 유사하고, 르방 양만 달랐기 때문에 퀵 레시피로 먼저 실험해봤다.

반죽은 개당 약 340g으로 나누고 성형한 후 냉장 휴지했다. 실험 삼아 굽는 거라 실패하더라도 버려지는 도우를 줄이고 싶었다.

 

16시간 냉장 휴지 후, 반죽을 꺼내기 전 오븐은 최고 온도로 예열했다. 영상에서는 오븐 트레이만 예열했지만, 수율이 높은 배합이라 퍼질까 걱정되어 나는 평소처럼 베이킹 스톤을 넣고 예열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작게 구운 게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 중량이 작아서 반죽에서 나오는 스팀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영상 속 도우는 800g, 내가 구운 건 340g이었으니 말이다.

 

 

① 법랑 볼을 씌우고 구운 버전

법랑 볼 안에 스팀이 충분히 생기지 않아 오븐 스프링이 약했고, 쿠프가 열리다 말았다. 하지만 구움색은 좋았고, 물 스프레이 덕에 매끈한 크러스트가 생겼다.

반죽에서 나온 스팀이 버블을 엄청나게 만들어서 약간 환공포증스러운 크러스트가 되기도 했다 😂 초반 15분간 볼을 덮고 구워서 그런지 크러스트는 아주 얇고 바삭하고, 크럼은 조밀했지만 떡지지 않았다. 큰 기공 대신 조밀한 크럼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더 만족스러울 수 있겠다.

 

 

② 기존 방식대로 스팀을 주고 구운 버전

 

뜨겁게 예열한 법랑팬에 물을 부어 스팀을 만든 기존 방식으로 구운 빵은 쿠프가 더 잘 열렸고, 크럼의 기공도 시원하게 터진 편이다.

전체적인 볼륨도 더 크고, 오븐 스프링도 잘 나왔다. 법랑 볼을 덮고 구운 것보단 크러스트가 살짝 더 두껍다.

 

 

 

1차 발효가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았는데 역시 두 빵 모두 부피가 기대보다 작게 나왔다.

맛은 두 버전 모두 산미가 과하지 않고 쫄깃해서 만족스러웠지만, 법랑 볼로 구운 쪽의 크러스트가 더 얇고 바삭해서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들었다.

 

다음엔 원래 영상대로 800g 중량으로 반죽해보고, 베이킹 스톤 없이 코팅 팬 위에서 다시 한 번 테스트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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