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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과자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발효'일 것이다. 빵을 발효하는 과정은 크게 1차와 2차(최종) 발효 두 과정으로 나뉘는데, 특히 1차 발효는 밀의 풍미를 극대화하고 완성된 빵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발효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차 발효에서 발효를 제대로 하지 못한 반죽은 2차 발효 시에도 많이 부풀지 못해 구워도 볼륨이 없는 빵이 완성될 수 있다. 제대로 부풀지 못해 볼륨이 없게 구워진 빵은 부드럽지 못하고 퍽퍽한 식감을 갖게 된다.
몇 시간을 투자해 만든 빵이 볼품없게 구워진다면 그것만큼 속상한 일이 없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가장 일반적인 이유를 살펴보자.
1. 재료의 계량을 정확하게 하지 않았다.
가장 일반적인 문제는 각 재료의 계량을 정확하게 하지 않았을 때 있다. 올바른 계량은 부피가 아니라 무게에 집중해야 한다. 계량컵과 계량스푼으로 밀가루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부정확해서 빵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레시피를 정한 후에는 반드시 전자저울을 이용해 정확하게 계량하도록 한다. 가정에서 빵을 만들 때는 보통 소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2kg까지 측정할 수 있는 작은 전자저울도 충분하다. 1만원에서 2만원대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계량을 위해 꼭 전자저울을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빵에 들어가는 재료 중 특히 이스트와 소금은 발효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신경 써서 계량하도록 한다.
2. 이스트에 문제가 있다.
이스트는 빵을 부풀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스트를 정량으로 넣었지만 부풀지 않는다면 먼저 사용한 이스트의 유통기한을 확인해본다. 이스트는 살아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냉장고 또는 냉동실에 보관하게 되면 이스트 중 일부가 사멸하여 제대로 활동하지 못할 수 있다. 이스트는 반드시 유통기한 내에 사용하도록 하고 사용법에 따라 냉장고 또는 냉동실에 올바르게 보관하여야 한다. 만약 날짜가 지나버린 이스트를 가지고 있다면 아까워하지 말고 바로 폐기하는 것이 좋겠다.
유통기한 문제가 아니라면 레시피에서 가리키는 이스트의 유형이다. 레시피에서 사용하는 이스트와 동일한 타입을 사용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드라이 이스트를 사용하면 다른 재료와 섞기 전에 미리 따뜻한 물에 녹여 사용해야 한다. 이때 물이 섭씨 45도가 넘어가면 이스트가 죽어버릴 수 있다. 또 너무 차가운 물에서도 활성화되지 않는다. 드라이 이스트를 사용할 경우에는 온도계를 사용해서 물의 온도를 잰 후에 사용하도록 한다. 이런 과정이 번거롭다면 세미 드라이 이스트 사용을 추천한다. 세미 드라이 이스트는 냉동 보관이 가능하며 냉동에서 2년까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세미 드라이 이스트는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보다 수분함량이 높아 활성이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레시피에서 생 이스트를 사용했다면 세미 드라이 이스트로 대체할 경우 50%를 사용하면 된다. 레시피에서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를 사용했다면 동량을 사용하면 된다. 또 세미 드라이 이스트는 저당용과 고당용으로 구분되어 있으므로 레시피에 들어가는 설탕량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레시피에 설탕의 양이 밀가루 대비 5% 이상 들어가는 빵은 저당용 세미 드라이 이스트를 사용하고, 설탕이 밀가루 대비 5% 이하 들어가는 하드 계열 빵을 만들 때는 저당용 이스트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처럼 이스트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잘못된 이스트 타입을 사용한다면 빵이 제대로 부풀지 못할 수 있다.
3. 레시피대로 1시간 발효했지만 부풀지 않았다.
빵이 충분히 부풀지 않았다면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 레시피에서는 '1시간 발효한다'라고 했지만 내가 만든 반죽은 1시간이 되어도 처음 크기와 크게 차이가 없다면 시간을 더 추가해 볼 수 있다. 만드는 이의 주방의 온도 및 습도의 차이로 인해 동일한 재료로 만든 반죽이라고 해도 발효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집에서는 레시피에서 제안하는 발효 온도와 습도를 동일하게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아닌 반죽의 발효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1차 발효라면, 처음과 비교해 2배 또는 3배로 충분히 부풀었는지 눈으로 먼저 확인하고 핑거테스트를 통해 발효 완료 점을 확인해 볼 수 있다. 2차 발효는 식빵 팬과 같은 틀을 이용한다면 틀 높이 기준으로 반죽의 높이를 확인할 수 있다. 틀 없이 굽는 덩어리의 빵이라면 손으로 살짝 눌러보았을 때 반죽이 빠르게 복구된다면 발효가 부족한 것이고, 누른 곳의 자국이 살짝 남아있다면 오븐에 들어갈 준비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만약 발효 완료 점을 넘어 과발효되었다면 누르는 힘을 버티지 못해 반죽이 폭 꺼져버리거나 오븐 속에서 많이 부풀지 못해 작게 구워진다.
4. 올바른 용량의 팬을 사용하지 않았다.
눈으로 보았을 때, 레시피와 비슷한 크기처럼 보여서 크기가 다른 팬으로 굽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연히 반죽량 대비 더 큰 팬을 사용하게 되면 빵이 낮고 평평하게 구워질 수 있다.
5. 기타 요인
-믹싱 문제 : 믹싱이 부족하면 빵을 부풀리기 위해 필요한 글루텐의 발전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과도한 믹싱 또한 글루텐의 힘이 약해져 반죽이 탄력을 잃고 늘어질 수 있다.
-물의 경도 : 경수는 반죽을 단단하게 만들어 발효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연수는 반죽의 가스 보유력을 떨어트려 느슨하게 만들어 오븐 스프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제빵에 가장 적합한 물은 120~180ppm 사이의 경도를 가진 아경수이다.
-기타 가루 사용 : 통밀이나 호밀과 같은 기타 가루의 경우에는 글루텐을 생성이 어렵기 때문에 많이 부풀지 못하고 밀도가 높은 빵이 만들어진다.
-건조한 반죽 : 반죽 표면이 건조해져 마르게 되면 반죽이 부푸는 데 방해가 된다. 반죽이 발효되는 동안 뚜껑을 덮거나 랩을 이용해 반죽의 겉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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